국내 산행및 여행/산따라 물따라

비봉능선을 지나고 북한산성을 넘어

영원한우보 2006. 4. 30. 19:32

삼각산의 등산로는 무궁무진하다.

이 길이 초행 길인지 아닌지 알 듯 모를 듯한 때가 너무나 많다.

오늘은 몇몇의 친구들과 구기동 이북5도청에서 만나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 초입에서 만난 진분홍 복사꽃이 오늘도 아름다운 산행을

기분좋게 예고한다.

 

산으로 접어들어 조금을 오르자 금선사(金仙寺) 목정굴(木精窟)이

나타나는데 기도의 성지라고 안내되고 있다.

 

오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하여 얼마되지 않아 구기동 쪽에서 향로봉으로

오르는 능선이 좌측으로 펼쳐지기 시작한다.

 

 

등산로 바로 옆에는 거대한 바위에 바다표범 한 마리가 소풍나와

따스한 햇살을 즐기고 있다.

 

향로봉에서 오봉으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서 보는 향로봉

주위 능선이 시원하다.

 

여기에서 약 1Km 쯤 올라가니 오봉이 우리를 막아선다.

 

비봉을 우측으로 끼고 살짝 돌아서니 사모바위가 저쪽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돌아서서 비봉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한 컷 눌렀다.

 

사모바위를 향하는 도중에 우측을 올려다 보니 보현봉(725), 문수봉(715)

나한봉(682)등이 보이고 그 앞에는 승가봉(575)이 다소곳이 앉아 있다.

 

승가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안내판을 보니

대남문까지는 1.85 Km의 거리임을 알려주고 있다.

 

어느덧 바로 사모바위 앞인데 등산객들의 발길이 북적인다.

 

 

저쪽 멀리에는 도봉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사모바위에서 조금을 벗어나니 시야가 확 트이는데 계곡을 물들이고

있는 초록 바탕위에 점점이 찍어놓은 연분홍 물감이 아름답다.

 

승가사는 산 중턱에 걸쳐 있고,

 

사모바위는 저쪽에서 우리와의 이별이 너무 아쉬운 듯 인사 한 마디

못한채 고개만 떨구고 있다.

 

자연 석문(石門)을 통과하고,

 

석문을 지나서 대남문을 향하는 발걸음은 계속된다.

 

 

이 오르막(일명 깔닥고개)을 힘겹게 오르니 드디어 청수동 암문이

나타난다.

 

 

암문(暗門)은 성곽에서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적(敵)이 알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일종의 비상문인데 서암문, 동암문, 백운동 암문, 용암 암문,

부의동 암문, 가사당 암문 등이 설치되어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제 각각의 모양새을 자랑하며 줄 선 기암들이 우리를 맞아주고,

 

칼바위 능선이 우리에게 도전장을 내 미는데,

 

 

저 멀리서 노적봉과 백운대, 만경대가 우리를 만류하고 나선다.

 

성곽을 따라 산성길 오르고 내리기는 이어지는데,

 

 

드디어 대성문이 우리를 맞는다.

 

 

산성을 따라 가는 능선 길은 아름답다.

 

 

칼바위 능선을 오르는 등산객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우리는 저기 보이는 대동문을 향하여 발걸음을 계속한다.

 

대동문에 도착하여 산성의 역사를 읽으며 그 의미를 되새긴다.

 

이곳의 북한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던

쟁탈의 대상지로 백제가 쌓은 토축산성(土築山城) 이었다.

고려 고종 19년(1232년)에는 몽고군과의 격전이 있었고,

거란이 침입했을 때에는 고려 태조의 재궁(梓宮)을 이곳으로

옮겨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외침을 당하여 한양 도성을 수비, 방어하고자

축성론이 일어나 왕명으로 대대적인 축성공사를 하여 석성(石城)으로

숙종 37년(1711년)에 완성되었다.

 

현재 성곽의 둘레는 12.7Km 로 1990년 부터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

청수동 암문, 용암 암문을 보수하고 동장대를 복원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오늘은 진달래 능선으로 하산 하기로 하고 우측 길로 내려섰다.

 

나뭇가지 사이로 마들평야의 거대한 아파트군(群)이 보이고,

 

왼쪽으로 만경대와 백운대가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을 더 내려가자 계곡의 연록 물결이 능선과 어우러져 비경으로

우리의 발길을 꽁꽁 묶어 버린다.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등산객을 맞이하는 진달래 능선이 너무나

아름답다.

 

30여 분 동안 주위의 경관을 즐기며 한담을 나누고 내려오는데

마냥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멀리 도봉산 능선 마져 우리의 땀을 보상하는 듯 하다.

 

진달래 능선길을 타고 오다 백련사 계곡길로 접어들어 내려오는데

백련사 근처에도 꽃들이 흐드러지고 있다.

 

 

우리는 4.19 국립묘지(옛4.19 탑)에 들러 경내를 둘러보며

그 때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 번 기억했다.

 

 

 

 

 

 

4. 19는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패에 맞서 싸워 민주주의를 쟁취한 

자연 발생적인 시민혁명으로 5.16 군사 쿠데타 이후에는 `의거'로

그 의미를 축소하여 부르다 1992년 김영삼 정부 때 4.19 혁명으로

재조명하고 묘역의 시설물과 조경 등을 정비하여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2006.   4.   29.   토요일)